안녕하세요. 근래 비도 오고 오늘은 첫눈까지 오면서 날씨가 엄청 추워졌어요.
얼마 전에 비도 오고 길도 막히고, 밥해먹는 것도 귀찮아서 배달 음식을 시키려고 했는데요. 배달 버튼을 누르기 직전 머릿속으로 누룽지 통닭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비 오는 날 기름진 닭다리 살을 크게 뜯어 겨자 소스에 톡 - 찍어 먹으면 너무 맛있을 것 같더라고요. 거기에 지글지글 끓는 철판 위 누룽지를 곁들여 먹으면 딱이겠다 싶었죠.
그래서 퇴근하는 길에 차를 돌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김종용 누룽지통닭 등촌점을 들렸습니다.
밤마다 생각나는 쫀득 바삭한 맛, 김종용 누룽지통닭
주소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61길 21
영업시간
일요일 휴무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15:00 - 01:00
※ 배달 및 포장이 가능한 매장입니다
주차 가능 여부
가게 옆 SBA 국제 유통센터에 1시간 동안 주차 가능
매장 내부 인테리어는 매우 소박합니다. 엄청 옛날에 자주 갔던 동네 호프집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분위기 때문인지 들어가자마자 소주나 맥주 한 병 시켜놓고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종용 누룽지통닭 등촌점 메뉴판입니다.
사진을 깨끗하게 찍어오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메뉴판이 더럽네요... 저는 오리지널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누룽지통닭 기본 메뉴를 시켰습니다.
주변을 보니 치즈 닭과 콘닭도 많이 시키시는 것 같아요. 어떤 커플은 1인 1 통닭을 하고 있길래 처음에는 한 마리의 양이 적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라는 걸 바로 알게 되었죠.)
여기는 신기하게 어묵 국물을 서비스로 주네요. 그릇 안에 들어있는 어묵은 딱 포장마차에서 먹는 그 맛이었습니다. 국물을 가득 머금은 채로 탱탱 불어있는데 부들부들하니 맛있었어요. 김이 들어간 국물은 짭쪼름 하니 술이 마시고 싶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 날은 차를 가지고 와서 마실 수가 없었는데, 다음에 포장하거나 차 없이 방문하면 술하고 꼭 함께 하고 싶은 맛입니다. 사이드 메뉴로 열무김치가 나오는 점도 특이합니다.
바깥에서 노릇노릇 숯불에 구워지고 있는 통닭들이에요. 방문 전에는 전기 구인 줄 알았는데 참나무 장작에서 구워지고 있었어요.
후리스나 패딩 등 냄새가 잘 배는 옷을 입으면 온 몸에서 숯불향이 날 수도 있어요. 이날 너무 추워서 패딩을 입었더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숯붗향과 통닭 냄새가 나서 냄새 빼느라 고생했네요.
아무튼 본격적으로 음식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제가 밤마다 앓이하는 비주얼이 바로 이 모습입니다. 철판에 누룽지가 지글지글 끓는 소리에 쫄깃하게 구워진 닭껍질, 야들야들한 닭다리살과 뽀얀 닭가슴살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모습이에요.
닭 잡내도 없고 숯불향이 은은하게 나서 날개나 다리 같은 부위의 살은 바베큐 맛이나요.
그리고 생각보다 닭의 사이즈가 큽니다. 집앞 자그마한 트럭에서 파는 전기구이 통닭 정도의 사이즈를 예상했는데 훨씬 커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양이 상당한데 옆에 있는 커플 분들은 어떻게 2마리를 먹으신걸까요? 저희 커플은 "그만큼 맛있었나봐" 라고 속삭이며 얼른 통닭을 4등분 해주었습니다.
철판이 워낙 뜨거워서 지글지글 기분좋은 소리가 계속 납니다.
포크로 쫙쫙 찢어주고 싶었는데 포크가 없어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해체를 시작했습니다. 닭에서 나오는 기름이 누룽지 위로 촉촉히 배어들어가는 모습에 바로 이거지, 싶었습니다. 비 오는 날 통닭은 언제 먹어도 맛있는 것 같아요.
참고로, 누룽지에는 은행과 대추 등이 들어가 있어서 더욱 맛있었어요.
접시로 크게 크게 한 덩어리씩 가져가서 발라 먹었습니다. 저는 원래 퍽퍽살을 즐기는 데 이 날은 닭다리살이 훨씬 맛있어 보이더라구요. 여러 부위를 골고루 가져와 먹어주었습니다. 살 한 덩어리에 노릇하게 구워진 닭껍질을 둘러주고 쫀득 바삭한 누룽지와 함께 먹어주니 너무 행복했어요.
쫀득하면서 촉촉하고, 한편으로 바삭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게 누룽지 통닭의 최고 장점인 것 같아요.
김종용 누룽지통닭은 등촌점 말고도 강서구에 몇 군데 있는 것 같아요! 근처 동네 주민이라면 통닭 한 마리 드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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